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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리스 볼프의 <감정사용 설명서 2>
    끄적이는 생각들/좋은 글귀 2014. 12. 31. 00:03

    모든 사람에게는 마음속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바꾸거나 창조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사람 대부분이 그 멋진 능력을 활용하지 못한다.
    그 능력을 이용하면 상처를 극복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텐데 말이다.
    상처를 입으면 우리는 그 사건을 계속 곱씹는다.
    사건은 이미 과거가 되었고 내게 상처를 준 상대도 자취를 감추었건만
    눈앞에선 여전히 그가, 그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그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우리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내뱉는다.
    그 장면을 처음으로 돌리고 또 돌려 끝없이 재생시킨다.
    당연히 화가 치밀 것이고 겁이 날 것이며, 새삼 마음이 답답할 것이다.
    장면은 안 보이고 소리만 들릴 때도 있다.
    나를 향해 퍼붓던 상대의 독설, 그의 음성이 귓전을 떠나지 않는다.
    소리만 들려도 결과는 다르지 않다.
    우리의 관심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마음은 불안에 떨며 긴장되고 화가 난다.
    잠이 안 오고, 소화가 안 되며 머리가 아프다.
    아무리 털어버리려 애써도 소용이 없다.
    영화도, 소리도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우리의 발목을 붙들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인제 그만 이 지긋지긋한 영화를 중단시키고
    더 유익한 일에 에너지를 투자하고 싶다.
    그렇다면 아래의 방법으로 중지 버튼을 눌러보자.
    일단 마음을 긍정적인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아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쉰다.
    영화를 보러 극장에 왔다고 상상해보자.
    당신은 영화관에 앉아 스크린을 보고 있다.
    그런데 당신의 마음이 몸에서 빠져나와 저 위 영사실로 올라간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저기 좌석에 당신이 앉아서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다.
    당신은 영사실 직원이 되어 관객이 된 자신을 내려다본다.
    스크린에는 흑백필름이 상영되고 있다.
    당신이 영화의 주인공이고 당신에게 심한 상처를 주었던 그 사건이 영화의 내용이다.
    일단 영화를 정상적인 속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상영한다.
    영화가 끝나면 아주 빠른 속도로 필름을 되감는다.
    그러면 영화는 거꾸로 상대의 비난이나 비웃음에서 시작해서
    그 불쾌한 사건이 시작되는 시점으로 빠르게 되돌아갈 것이다.
    빨리 돌리니 영화의 장면들이 슬랩스틱 코미디 같을 것이다.
    사건의 처음으로 돌아오면 이제 두 배로 빠른 속도로 다시 앞으로 돌린다.
    그렇게 앞으로 돌리고 다시 뒤로 되감고 다시 앞으로, 다시 뒤로... 이렇게 10번 반복한다.
    이렇게 하면 영화의 장르가 바뀐다.
    처음에는 심각한 비극이었지만 나중엔 코미디가 되어버린다.
    상처를 주었던 아픈 사건이 그냥 히죽 웃어넘길 수 있는 가벼운 사건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부정적 감정이 지워지지 않거든 이 방법을 처음부터 다시 한 번 반복하라.

    -도리스 볼프의 <감정사용 설명서 2>중에서

    상처를 받으면 ‘터널 시각’이 된대요.
    한 방향밖에 보지 못하고
    그 사건에만 집착하게 된답니다.
    상처 받았던 기억들, 영사실 직원이 돼서
    멀리서 한번 되돌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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