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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우리도 사랑일까(Take this waltz) - 권태와 사랑의 경계에 놓인 이들을 위한 영화.
    아트 정보 /영화 2013. 12. 16. 14:55



    우리도 사랑일까 예고 동영상






    '우리도 사랑일까'는 

    긴 연애를 해 본 이 또는 이제는 신혼이 아닌 부부라면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영화다.


    네이버에서 퍼온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결혼 5년차인 프리랜서 작가 마고(미셸 윌리엄스)는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남편 루(세스 로건)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고 있다. 어느 날, 일로 떠난 여행길에서 그녀는 우연히 대니얼(루크 커비)을 알게 되고, 처음 만난 순간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설상가상으로 대니얼이 바로 앞집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된 마고. 자신도 모르게 점점 커져만 가는 대니얼에 대한 마음과 남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녀의 삶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그야말로, 사람이라면 충분히 누구도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정확한 문제없이 사랑하면서도,

    점점 열정이 식어가고... 일상이 권태로워 지는.. 그런 상황은 비단 연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도 늘 벌어지는 일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는 '권태기'라 말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감기 한 번은 걸리듯이,

    연애도 사람들은 권태기를 꼭 겪어야 하는 세상이 온 것 같다.


    좀 지루해졌다 싶으면, 쉽게 '우리는 권태기라서...'







    마고(미셸 윌리엄스)의 일상은 평화롭다. 사실 '권태기'라면 뭘 해도 지루하고, 상대방이 하는 짓들은 죄다 보기 싫고 

    정말 지옥이다.. 벗어나고 싶겠다..정도의 느낌을 주면 이해할텐데.


    마고를 사랑하는 남편 루(세스로건)는 굉장히 다정다감하고, 그녀를 정말로 사랑한다.


    영화에서 루의 직업은 닭요리에 대한 책을 쓰는 요리작가다. 단점이라곤, 매일 닭을 먹게 한다는 것!


    마고와 루는 매일 닭을 먹는다. 여기서 '닭'은 일상적인 사랑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치킨을 매일 먹는다고 상상해봐라. 한 두번이야 먹지만, 정말 고기 중에 닭이야 말로 사람을 질리게 하는 육식이다. 

    닭냄새를 떠올려보라. 


    둘은 5년차 부부다. 


    안정된 생활, 주변이들과의 소소한 파티, 하지만.. 마고는 매일 먹는 지겨운 닭처럼 루와의 관계에 빈틈이 생겼다고 믿는다.


    마고는 이기적이다. 사랑 앞에서 사람이 누구나 이기적으로 변할 수 있듯이. 그리고 유적지에서 그리고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가 같은 동네에 산다는 사실만으로 루와의 관계를 지속하면서도 조금씩 설레이기 시작한다.








    루가 곰같이 다정다감하고 자상한 남자라면,

    대니얼(루크 커비)는 열정적이고 즉흥적이다. 그는 인력거를 끌며 돈을 벌고 그림을 취미로 그린다. 전문 화가는 아니다.

    여기서 그가 어떻게 생계비를 유지하는 지가 의문이 든다. 마고도 영화에서 대니얼에게 이런 질문을 종종하는데, 별 다른 대답은 없다. '닭' 요리책만 고집하며 안정적인 요리작가인 루와 대조되는 대니얼의 모습이다.













    +난 이 장면이 정말 좋았다



    애써 루에게 멀어지지 않으려, 스킨쉽과 애정표현을 하지만 ... 뒤 돌아서서는 대니얼을 가지고 싶어한다.

    캡쳐는 못했지만, 영화에서 점점 배경이 푸른톤에서 오렌지톤으로 바뀌는 걸 알 수 있다.

    사랑의 감정을 굉장히 예쁜 색감과 컬러 조합의 배경으로 느끼게 한 감독의 연출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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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는 결국 마고의 사랑을 눈치채고... 한국식 사랑에 비한다면, 정말 '쿨'하게 보내준다.

    여기서 역시 서양과의 문화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결혼 5년차인데... 눈물을 흘리면서,


    그 사람에 가...라고 말할 수 있는 그 쿨함..

    한국사회에서 '쿨'하다는 단어가 이제는 사전에 등재되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보편적이 되었지만, 

    언재부턴가. 그 '쿨'하다는 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런 '척'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혼자서 끙끙앓고 화나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는 '한국식 쿨함'... 사랑도 마찬가지다.

    쿨하게 뒤돌아서는게 자존심의 전부인 지 아는, 수많은 오해들도..


    영화에서 루가 마고에게 보이는 태도는 서양사람들의 '쿨'한 사고가 잔인하게 무서우면서도 저런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럽다.

    사람의 마음은 사람의 힘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가라고 말한다. 울면서도.

    그 동안 너무나도 행복하게 지내왔던 추억 앞에서도 그녀가 원하는 방향을 위해서 보내주는 루. 


    루는 정말 쿨한 남자다...ㅜ_ㅜ 루가 마고에게 


    "샤워기엔 아무 문제 없었어 고장이 아니었어 그냥 나중에 늙어서 내가 수십년동안 매일 이짓 했다고 고백하려 했어 그래서 당신 웃게 해주려고.." 


    이렇게 이야기 할 때, 나도 같이 슬퍼서 울었다.. 서로 원하는 방향이 달라서, 이별하는 과정이 슬펐기 때문이다.


    마고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마고의 마음을 머리로는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현실에서 나라면 그래도 루와 함께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루는 너무 다정해 -_ㅜ)  

    마고는 열정적이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여자다.


    성숙한 사랑을 버리고 새로운 사랑을 선택한 마고.

    연애 시행착오를 어느정도 겪어본 이들이라면, 이 사랑의 끝도 결국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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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것이든, 시간이 지나도 새로운 것은 없다.

    마고와 대니얼의 사랑도 결국은 권태롭고 식은 파이처럼 변해간다.


    '새 것도 결국 헌 것이 돼. 헌 것도 처음에는 새 것이었지.' 라는 말처럼.


    그 상징적인 장면이 

    나중에 마고가 혼자서 회전차를 타고 웃는 마지막 씬이다.


    루와의 권태로움에서 해방된 것처럼, 대니얼과 회천차를 타면서 즐겁게 웃던 마고.

    그녀는 이제 혼자 회전차를 탄다.


    이 영화는 나에게 많은 메시지를 주었다.

    결국 인생은 혼자라는 것. 아무도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누구를 사랑하든, 어떻게 사랑하든 결국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살아간다는 것.

    회전차는 언제, 누구와 탈 수 있지만. 그 회전차 안에서 행복함을 결정하는 건 내 자신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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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고의 사랑이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루의 사랑에 대한 진가를 뒤늦게서야 깨달은 마고가 루에게 돌아갈 지도,(루가 나중에 집에 놀러오라고 함..)

    대니얼과 성숙한 사랑으로 살아갈 지도,

    새로운 사랑을 다시 찾을 지도.


    영화는 그렇게 사랑에 대한 가능성을 던져주고 끝이 난다.


    모두가 마찬가지다.

    어떤 사랑이든 가능성은 열려있다. 다만, 선택은 우리의 몫.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우리의 몫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루의 누나 제럴딘이 마고에게 했던 말처럼


    "인생에는 빈틈이 있기 마련이야. 그걸 미친놈처럼 일일이 다 메꿔가면서 살순 없어."



    우리는 빈틈을 견딜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그 빈틈은 아마도 스스로 만든 것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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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터 노바디'에서 앨리스 역으로 나온 배우가 바로 감독이다. 세심한 느낌의 연출력이 좋았다.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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