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 리뷰
    아트 정보 /영화 2014. 9. 1. 01:19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본 영화.

    이렇게 좋은 영화를 만나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정말, 각본 연출 연기력 모두 최고였다. 


    이 영화를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파서 보다가 밖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가, 멈췄다가 울다가... 제 정신으로 볼 수 없었을만큼, 아름다웠던 영화.





    가슴에 구멍이 난다는 것은 뭘까? 알지 못하는 아델. 엠마를 만나기 전까지니까.










    화면으로 보는데도, 그 찐득한 감정이 가슴으로 전해져 왔다. 설레고, 풋풋하고, 아름답고, 두근거리고.. 보고싶고. 또 보고싶고.


    레즈비언 섹스신 또한 야하다기 보다는, 정말 남녀와 다를 바가 없는 그냥 두 사람이 사랑하는 모습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그러나 시간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그 아름다운 순간들도 점점. 현실적인 문제와 엮어들어가면서. 순수미술을 하는 엠마와 유치원교사를 하는 아델과는 틈새가 생긴다. 엠마는 아델에게 자아실현을 해보라고 권유하지만 엠마가 전부인 아델은... 오히려 속상하기만 하다. 


    상대방을 위해 하는 말들이,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장면. 누구나. 다들. 이렇게 살아간다. 







    너 없이 어떻게 살라고


    결국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바람을 핀 아델. 아델이 엉엉 울면서 외로웠다고!! 하는데 둘이 헤어지는 장면에서 나도 같이 울었다..ㅠㅠ








    일을 해도 온 종일 정신이 없는 아델. 아델이 일을 하고 있는데, 얼이 빠져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래도, 일이라도 할 수 있는 게 좋다. 생각을 분산시킬 수 있으니까. 첫 만남때 아델의 머리색은 정말 예쁜 블루였다. 갑자기 파란 물에 뛰어드는 엠마. 그렇게라도, 아델을 몸으로 느끼고 싶어하는 장면을 아름답게 표현한 듯.







    이미 용서했어


    너에겐 무한한 애틋함을 느껴. 영원히 그럴거야. 평생 동안.


    널 원해. 끊임없이. 너밖에 없어. 모든 게 그리워. 이게 특히 그리워. 쪾쪾쭵쭵


    최고의 대사였다. 무한한 애틋함. 인생은 한 번뿐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도 모두 화살처럼 지나가고 있는데, 어떻게 사랑했던 사람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을까. 나 또한 마찬가지다. 평생동안 애틋함으로 기억될 사람. 내 가슴 속에 있는 사람들.

    이 말을 듣는 데, 눈물이 쏟아졌다. 시간이 지나서 다시 연락을 통해 만나게 되더라도, 그 때는 미움도 원망도.... 모두 퇴색되고, 애틋함.. 무한한 애틋함... 그것만 남는 것 같다.






    아델의 전시회에 가서 아델의 행복한 모습을 확인하고, 

    쓸쓸히 돌아가는 엠마.



    엠마.. 너무 이른 나이 첫사랑으로 뜨겁게 아델을 사랑했다.

    앞으로 엠마는 또 다른 사랑을 겪을 것이고, 지금의 아픔이 미래의 그녀를 성장시키리라. 내가 그랬듯이, 그러나 사랑 앞에서 누구나 영원히 성장할 수 밖에 없듯이. 사랑의 아픔은 매번 새롭게 다가오지만, 통찰은 깊어간다. 


    엠마의 뒷모습에서 아델과는 정말 '안녕'이라는 걸 느꼈다. 그런 거 보면, 세상에 정말 인연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이 든다. 아무리 미친듯이 사랑하고 울어봐도 마음을 그 자리에 머물게 한다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니까. 


    그래서 나는 모든 부부들을 존경한다. 나, 또한 그런 기적을 이룰 기회가 오기나 할까... 


    오랫만에 좋은 영화를 봤다. 그리고 내 안에 평생동안 기억할 한 사람을 더 애틋하게 생각할 수 있었던 영화. 내가 아플수록 세상의 상처를 더 공감하게 된다. 나는 정말 아프기 싫어서, 자꾸 방어기제로 세상을 막는데.. 그 후에 밀려드는 슬픔은 막을 수가 없다. 좀 더 이해할 수 있어서 행복한 거겠지. 아프니까.. 더 성장할 수 있겠지.. 






Designed by Tistory.